60년 전통의 도가니탕, 독립문역 대성집

간만에 하루 시간을 내서 서울 식도락 투어를 시작했다. 오늘의 목표는 아침 – 점심 – 저녁 세끼를 모두 미슐랭 빕 구르망 추천식당을 가보는 것이다.

  • 아침 : 대성집 (도가니탕, 종로 행촌동)
  • 점심 : 정인면옥 (냉면, 영등포 여의도동)
  • 저녁 : 구복만두 (만두, 용산 남영동)

 

추운 겨울 아침에는 뜨끈한 국물 한그릇이 생각난다. 그래서 도가니탕으로 유명한 대성집을 찾아갔다. 

60년 전통이라 써있는 이 집 역사는 다소 복잡하다. 1950년 중반 임용순 씨가 대성옥이란 주점으로 가게를 시작했고, 1978년 지금의 가게 주인 이춘희 씨에게 가게를 넘겨주었다. 그때부터 도가니 탕 전문점으로 이름을 알리게 된다. 과거에는 길건너 영천시장 맞은편에 위치해 있었는데, 돈의문 뉴타운 개발로 2014년에 독립문역 사거리 앞으로 이전했다.

이 곳 영업 시작은 아침 9시이다. 해장국을 먹기 위해 오는 손님들과 주변 노인 분들이 많이 오는 노포 가게라 한다. 겉 보기에는 허름한 동네 국밥집이다. 

 대표 메뉴는 도가니 탕이다. 도가니탕의 주 원료가 되는 도가니는 소 무릎뼈와 연골, 주변의 힘줄로 이루어진 부위이다. 삶아서 탕으로 끓이거나 수육을 만들어 먹는다. 소 한마리를 잡아도 관절에서 나오는 도가니 양은 2KG 정도라 가격이 꽤 비싼 재료이기도 하다. 

평일 아침 일찍 가서 그런지 손님이 나 혼자 뿐이었다. 하지만 점심 시간이 되면 긴 줄이 늘어서고 해장국하러 오는 손님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주방은 오픈되어 있어 음식을 준비하는 모습을 볼 수 있어 좋았다. 하지만 그렇게 위생적인 느낌은 들지 않는다. 가게 내부에는 여기 저기에 식재료가 쌓여있고 어수선한 분위기였다.  

 

도가니탕을 한 그릇 시켰다. 끓여 놓은 국밥을 떠 내오는 것이라 금방 나온다. 반찬은 탕과 제법 어울리는 마늘장아찌 김치 깍두기 였다. 국밥 집에서는 김치 맛이 정말 중요한데, 김치 맛은 평범했다. 여기에서 일단 감점.

도가니탕을 받아들자 우선 국물을 한 숟갈 떠 먹어 봤다. 맑은 느낌이 드는 국물은 육탕 특유의 진한 고기맛이 느껴지지 않는다. 진한 국물을 선호하는데 맑은 국물이 나와서 아쉽다.첫 느낌은 “아침이라 이거 덜 우러난 국물을 내놓은거 아냐?” 하는 생각이 든다.

미슐랭 가이드에는 “진한 국물 속에 가득한 도가니에서 소박한 여유와 정감을 느낄 수 있다” 라고 써 있었다. 하지만 국물이 전혀 진하지 않았다. 그래도 국물 속에는 도가니가 가득한 것은 사실이었다. 도가니를 푸짐하게 준다는 점에서 다른 가게와 차별성이 있다. 푸짐한 도가니와 스지를 하나씩 꺼내서 간장에 먹는 재미는 솔솔하다.  하지만 12,000 원이란 가격을 생각하면 이 정도는 해 줘야지 싶다. 대성집이 이사 후에 예전만 못하다는 사람들 평가가 맞는 것 같다.

그래도 맛나게 먹었다. 같이 나온 특제 간장에 도가니를 살짝 찍어 먹으니 짭조름한 맛과 도가니의 쫄깃함이 입안에서 살살 녹는다.

콜라겐 덩어리로 이루어진 도가니는 씹으면 입안에서 부서지면서 찐뜩찐득한 느낌을 준다. 쫄깃하다고들 표현들 하지만, 내 입안에서 느껴지는 건 찹쌀떡 같은 찐득함이다. 고단백질의 이런 찐득한 느낌이 좋다. 

콜라겐이 잔뜩 들어있는 도가니를 많이 먹으면 관절에도 좋고, 콜라겐으로 이루어진 우리 피부 미용에도 좋다고 한다. 같은 부위의 음식을 먹으면 해당 부위가 건강해진다는, 이른바 동성상응 동기상구(同聲相應 同氣相求) 라는 한방 이론이다. 과학적인 근거는 잘 모르겠지만 몸이 건강해 지는 느낌이 드는 건 사실이다. 

탕수육에서 부먹파와 찍먹파가 있는 것 처럼, 국밥에는 밥과 국물 따로 파와 밥과 국물 말아 파가 존재한다. 나는 국물 그 자체의 맛을 느껴보기 위해 절반 정도는 국물과 밥을 따로먹고, 나머지 절반은 말아 먹었다. 국물에 밥 말아서 김치를 얹어 먹으니 푸짐하다. 하지만 다른 국밥집에서도 느낄 수 있는 고만고만한 평범한 맛이었다. 굳이 여기까지 찾아와서 먹을 정도는 아니었다. 

미슐랭가이드에는 “국내산 식재료만을 고집했지만, 수량이 모자라 현재는 미국산을 조금 섞어 사용한다. ” 라고 되어 있다. 오직 쫄깃한 맛으로 먹는 도가니는 고기와 달리 맛을 구분할 수가 없다. 그러니 미국산이 얼마나 쓰였는지, 도가니 대신 스지가 얼마나 들어갔는지 알 수 없는 노릇이다.

이렇게 약간의 아쉬움을 뒤로 한채 한끼 식사를 마쳤다. 미슐랭 빕 구르망에서 추천받은 식당이길래 진한 도가니탕 맛을 기대하고 온 나에게 많이 실망스러웠다.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행촌동 209-35, 02-735-4259

3호선 독립문 역에서 내려서, 3번 출구로 나와서 1분거리의 독립문 4거리 대로변에 위치해 있다. 

TravelotWorld 평점 3.5/5.0 평이한 도가니탕 식당
영업시간 월~토 09:00 ~ 21:30
식사가격 인당 1만원  
주차여부 주차가능 가게 앞에 4~5대 주차 가능
주요메뉴 도가니탕 12,000
도가니탕 특 15,000
수육 25,000
소주 3,000
해장국 6,000

You may also like...

댓글 남기기

This site uses Akismet to reduce spam. Learn how your comment data is processed.

%d 블로거가 이것을 좋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