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도 그랑꼬또(Grand Coteau) 와이너리 방문기
와인 애호가를 자청하지만, 국산 와인에 대해서는 거의 아는 것이 없었습니다. 그러다가 우연한 기회에 국산 와인들 중에서도 평가가 좋다고 알려진 대부도의 그랑꼬또 와이너리를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참고로, 국내에서 생산되는 와인은 150 여 종이 넘으며, 사과, 복숭아, 오미자, 머루 등의 다양한 과실로 와인을 만든답니다.
대부도(大阜島)는 한자로 “큰(大) 언덕(阜)” 이라는 뜻이고, 그랑 꼬또(Grand Coteau) 는 프랑스어로 “큰(Grand) 언덕(Coteau)” 이란 뜻입니다. 대부도의 이름의 뜻을 프랑스 식으로 참 잘 지은 것 같습니다. 본래 포도 재배로 유명했던 이 지역에서 농가의 부가가치 창출을 위해 2000 년대 초부터 와인 재배를 시작했고, 20 여년간 와인을 만들면서 지금은 국내 와인들 중에서도 최고 품질 수준의 와인을 생산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이곳에서는 와인을 연간 10만병을 생산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추고 있었습니다. 프리미엄 라인업인 청수 품종으로 만든 화이트 와인 “그랑꼬또 청수” 를 약 4천병 생산하고, 캠벨 포도로 만든 로제와인 M5610 외에 레드 와인, 화이트 와인 등을 생산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스파클링 와인을 개발중이라고 하십니다.
그랑 꼬또 와이너리의 와인들 중에서도 최고급 프리미엄 와인으로 “청수” 를 꼽습니다. 국내에서 개발된 토착 품종인 “청수” 포도로 만든 화이트 와인으로, 이 포도는 본래 식용으로 재배하였으나 과실이 빨리 낙과되는 문제가 있어 상품성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힘들게 개발한 토착 품종이라 그냥 사장시키기 아까워서, 이를 와인 재배에 활용해 보니 맛이 좋아서 와인으로 만들기 시작하면서 점차 주위의 호평을 받게 됩니다. 물론 와인 양조에는 고급 기술이 필요해서 지금 수준까지 오기까지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고 합니다.
그랑꼬토 와이너리의 대표인 김지원 사장님과 잠시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초기에는 국산 와인에 대한 편견 때문에 무척 힘드셨다고 합니다. 사실 우리나라는 포도 생산이 가능한 위도(북위 30~50도) 에 위치해 있어 식용 포도는 재배가 가능하지만, 여름에 집중적으로 비가 많이오기 때문에 당도가 높은 양조용 포도 재배는 적합하지 않습니다. 비가 오면 포도의 당분이 떨어져서 양조를 위한 충분한 당분 확보가 어렵기 때문이죠. 20여년간 이곳에서 와인을 만들어오면서 국산 와인은 지나치게 달거나 알콜향이 강하고 맛이 없다는 편견 등으로 초기에는 시장을 개척하는 것이 매우 힘들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꾸준히 품질 개선을 하면서 최근에는 국제 와인 품평회에서 입상도 하고, “청수” 와인이 그랜드 하야트 호텔에 납품되기 시작하는 성과가 있었다 합니다.
청수 테이스팅 노트
“청수” 를 마셔보니, 왠만한 해외의 화이트 와인 못지 않게 맛이 좋았습니다. 올 6월 코엑스에서 열렸던 주류 박람회에서 국산 와인을 다양하게 시음해 볼 기회가 있었는데, 대부분의 국산 와인들은 알콜향이 너무 강하거나 너무 달아서 아직 해외 와인에 비해 품질이 떨어진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청수” 는 제가 마셔본 국산 와인들 중에서도 최고 수준의 뛰어난 맛을 보여줬습니다. 풍미로는 시트러스와 꽃향기가 나고, 살짝 미네랄 느낌도 납니다. 마셔보니 꽤 높은 산미와 함께 코로 맡았던 풍미가 그대로 입으로 올라오는데, 상당히 맛있는 화이트 화인입니다. 입맛을 돋우는 산미와 깔끔한 뒷맛으로 한국 음식들과 다양하게 잘 어울릴 것 같은데, 신토불이의 법칙을 생각해 보면 서해안에서 생산되는 해산물 요리에 두루 어울릴 수 있는 맛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