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암동 인왕산 자락에 위치한 만두 맛집 “자하 손만두”
부암동에 미슐랭 빕 구르망을 받은 만두집이 있다 하여 찾아가 보았다. 인왕산 초입에 위치해 있는데 경복궁 청와대를 지나 산길을 올라가다 보면 주택을 개조한 “자하손만두” 가 나온다. 이 집은 인왕산 등산이 개방된 후 등산객들을 대상으로 만두를 팔기 시작한 것이 그 시작이었다. 그리고 정갈하게 빚은 만두가 입소문을 타면서 지금에 이르렀다. 만두도 맛있지만 식당 창밖으로 보이는 경치도 훌륭하여 한 번 가볼만한 곳이다.
수요미식회 5화 만두편에 소개되기도 했고, 미슐랭 빕 구르망에서도 소개된 맛집이다.
주택을 개조하여 신발을 벗고 들어간다. 내부는 지상 2층, 지하 1층으로 꽤 넓직하고 자리가 많다. 손님이 많아서 기다려야 하지만 테이블 회전이 빠른 편이라 오래 기다리지 않고 금방 들어갈 수 있다.
이 집 만두를 유명학게 한 것은 노란색, 녹색, 분홍색의 오색 만두였다. 보는 즐거움과 화려한 색감이 미각을 돋운다. 하지만 만두는 보수적인 음식이다. 화려한 빛깔의 만두들은 처음에는 손님들에게 거부감을 일으켰다고 한다. 하지만 이제는 다른 만두집과 차별화 된 이 집의 상징이 되었다. 오색 만두피는 치자, 비트, 시금치 등의 천연 염료를 섞에 만든다.
기다리는 동안 배추김치와 총각김치가 반찬으로 나온다. 만두국이 슴슴한 맛이기 때문에 이를 받쳐주는 김치, 깍두기가 중요하다. 내 입맛에는 간이 잘 안맞았다. 짜게 먹지 않는 사람이라면 좋아할 수도 있겠지만 나는 진한 육수맛을 기대했는데 좀 실망스럽다.
잘 말려져서 한상 반찬으로 나온 배추김치는 정갈스럽다. 김치를 정말 예쁘게 말아서 내 놓았다. 젓갈을 많이 쓰지 않고 조미료도 넣지 않았다. 김치는 살짝 쓴맛이 난다.
총각김치는 아주 맛있다. 적당하게 익었으며, 맵지 않아 총각김치에 연신 손이 간다. 단단하지 않게 부드럽게 익어 입 안에서 씹히는 식감도 훌륭하다. 자극적이지 않은 맛있게 매콤한 맛이다.
우선 빈대떡 소짜를 시켰다. 바삭하게 잘 구워졌다. 막걸리 한 잔이 생각난다. 기름기가 잘 빠지고 잘 구워졌으나 2점 이상 먹다보니 조금 기름진 느끼한 포만감이 올라온다. 여럿이서 한 접시만 시켜서 인당 한 점씩 식전에 먹으면 적당할 듯 싶다.
만두국 (13,000)
만두국을 처음 받아보고 무엇보다 감동받은 것은 너무나 정갈하게 각을 잡아서 식기에 담겨져 나온 것이다. 둥근 그릇에 만두가 동그랗게 빈틈없이 채워져 나온다. 접시에 담긴 모양새를 보니 몹시 정성을 쏟은 것이 느껴진다. 김치에서도 느꼈지만, 이 집은 음식 하나 하나에 정성을 담아서 그릇에 담아 내온다는 느낌을 받았다.
떡만두국(13,000) – 조랭이 떡이 들어가 있다. 만두국과 달리 오색만두가 들어간다.
만두를 한 입 먹어본다. 자극적이지 않고 몹시 슴슴하고 담백한 맛이다. 같이 나온 초간장도 짜지 않고 염도가 약하다. 자극적인 맛을 좋아하는 내 입맛에는 많이 심심했다. 여기에 간장도 짜지 않고 심심해서 어쩔수 없이 담백하게 먹어야 했다. 담백한 맛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좋겠으나 맛의 자극에 익숙한 나에게는 너무 평이한 맛이었다.
만두 국물을 한 입 떠먹어 봤다. 양지로 우러난 국물도 만두처럼 담백하다. 간장을 넣어 먹으니 더 낫다. 조미료를 넣지 않고 육수로 낸 국물맛은 첫 맛보다 먹으면서 느끼는 뒷맛이 개운하다.
이 가게는 하루에 팔리는 만두가 5,000 ~ 6,000 개에 이른다고 한다. 부엌에서는 5~6명이 하루 종일 만두만 빚는 다고 한다. 아직 담백한 이 집 만두의 맛을 제대로 느끼지 못한 것 같다. 일단 평가는 보류하겠으나 내 입맛에 맞는 만두는 아니라 굳이 찾아가서 또 먹지는 않을 것 같다. 거기에 일부러 찾아가기에는 너무 외진 곳에 위치해 있다.
“할머니와 어머니의 요리 솜씨를 이어받은 박혜경 대표의 자하손만두. 1993년부터 부암동을 지켜온 만두 전문점으로 박 대표가 살던 집을 개조해 만든 레스토랑이다. 이 집 만둣국의 특징은 일체의 조미료를 첨가하지 않고 직접 담근 조선간장으로 맛을 낸 슴슴한 국물에 있다. 국내산 밀가루로 만든 쫄깃한 만두피도 빼놓을 수 없다. 정성껏 준비한 건강한 음식을 푸짐하게 대접하고자 하는 자하손만두의 소신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한편, 단아한 내부와 인왕산의 절경이 한눈에 들어오는 훌륭한 조망도 이 집의 매력을 한층 높여준다.” – 미슐랭 가이드 평가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