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여행 준비 – 도시별 이동방법 정리

스페인 여행을 준비하다보니 도시간 이동방법을 정리할 필요를 느꼈다. 스페인은 대한민국의 5배가 되는 넓은 영토를 가진 나라다. 그러다 보니 도시간에 이동 거리가 길어지는 경우가 많다. 대개 관광루트는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를 중심으로 방문하는 북부 투어와 그라나다, 세빌리아를 중심으로 방문하는 남부 투어로 나뉘어진다. 요새는 한 도시를 깊게 보는 투어도 유행하면서 바르셀로나에서만 4~5일 이상 머무는 경우도 있다.

여행을 준비하면서 알아보니 스페인은 흔히 알려진 축구 외에도 여러가지 볼거리가 많은 나라였다. 유럽에서 단일 국가로 여행하기에 가장 인기있는 나라 중 하나로 스페인이 꼽힌다. 대한항공에서 ‘자신이 꼽는 최고의 유럽 국가’ 설문에서 이탈리아와 함께 1위를 차지했던 나라가 스페인이다. 여행객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재방문 하고 싶은 나라 1위, 가장 살고싶은 나라 1위에 선정되기도 했다.

꽃보다 할배 열풍

최근에는 “꽃보다 할배” 스페인 편이 방송되면서 이 곳을 찾는 관광객은 더욱 늘었다.

“꽃할배” 의 스페인 일정은 바르셀로나 입국 – 그라나다 – 세빌야 – 론다 – 마드리드 – 세고비아 – 마드리드 귀국 순이었다. 위 방송 화면 사진에는 리스본 방문이 표시되어 있으나 기획 초기에 고려되었던 리스본 일정은 결국 빠지게 되었다.

10일 정도 스페인을 방문한다면 북부와 남부의 주요 도시를 거치는 꽃할배의 일정은 무난한 추천 루트이다. 여기에 여유가 있다면 바르셀로나의 몬세라테 혹은 마드리드의 톨레도, 안달루시아의 말라가 등 근교 도시 방문을 추가할 수 있다. 반대로 여유가 없으면 남부 안달루시아 (그라나다, 세빌야, 론다 등) 일정을 빼고 북부 바르셀로나와 마드리드 중심으로 짜는 등으로 취향에 따라 변화를 줄 수 있다. 

꽃할배들의 여행 일정은 10일 내외의 여행일 경우 모범적인 코스라서 많은 사람들이 이를 따라한다. 심지어 꽃할배 코스를 그대로 답사하면서 이들이 방문한 레스토랑, 숙소를 똑같이 따라가는 일정으로 여행계획을 짜는 경우도 있었다. 역시 방송의 위력은 대단하다.

내가 방문했던 일정

나는 그라나다 (알 함브라) – 세빌리아 (플라멩고 공연, 알 카사르) – 바르셀로나 (가우디 투어, 미슐랭 레스토랑 방문) -마드리드 (엘 클라시코 관람) – 톨레도 (파라도르 숙박) – 바르셀로나(출국) 순서로 일정을 짰다.
이번 여행의 주 목적은 엘 클라시코 경기 관람이었다. 그래서 레알 마드리드의 홈경기 일정이 바뀜에 따라 내 여행 일정도 많이 꼬였고 결국 호텔과 숙박을 먼저 예약해 두었던 그라나다에서 여행을 시작하게 되었다. 항공으로 보면 프랑크푸르트 → 그라나다 In → 바르셀로나 Out 하는 일정이었다. 도시간에 이동 수단은 여러가지가 있어 스케줄을 감안해서 최대한 다양하게 체험해 보려고 했다.

도시간 교통수단

스페인 여행을 하면서 도시간에 이동하는 방법은 버스( ALSA), 기차(Renfe), 저가항공(Vueling, Ryan Air 등) 이 있다. 각각의 이동 수단들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ALSA 버스

시간표 확인 및 예매 : http://www.alsa.es
스페인은 버스 노선이 잘 발달되어 있고 버스 홈페이지도 이용이 편리하다. 거의 모든 구간의 버스 노선을 홈페이지에서 예매 가능하다. 싼 가격대의 좌석들은 매진 우려가 있으니 최대한 미리 미리 예매를 해두자. 장거리 구간은 (예: 마드리드 ~ 바르셀로나) 야간 버스를 탈 수도 있다.

기차(Renfe)

시간표 확인 및 예매 : http://www.raileurope.co.kr
도시간 거리가 멀 경우 기차 여행도 추천할 만 하다. 버스보다 비싸지만 쾌적하고 더 빠르다. 기차 가격은 저가 항공보다 비싼 편이지만 공항 이동시간과 체크인 시간, 탑승 대기시간을 고려하면 도시간 이동에서 가장 시간을 절약하는 방법이다. 주의할 점은 Renfe 도 탑승시간 5분 전에는 탑승을 완료해야 하고 그 이후에 도착하면 승강장 문이 닫힌다.

저가항공

항공편이 있는 구간에서는 부엘링(Voueling), 라이언에어(Ryan Air), 이베리아 항공(Iberian Air) 등의 저가항공을 이용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가격은 기차와 비슷하거나 약간 저렴하다. 하지만 수하물 추가와 예약 변경/취소 규정이 까다로우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그럼 각 도시별에서 다른 도시로 이동하는 방법을 정리해 보자

1. 마드리드

– 수도이기도 하지만 스페인 타 도시로 이동하기 위한 경유 항공이 많기 때문에 여행시에 대부분 한번씩은 들르게 된다.
주요 방문지로는 레알 마드리드 홈구장(산티아고 베르나베우 구장), 프라도 미술관, 솔 광장, 마드리드 왕궁 등이 있다. 관광지가 구 시가지인 솔광장 중심에 몰려있으니 이 지역을 중심으로 여행 일정을 짜면 된다.
많은 이들이 지적하듯 수도임에도 별로 볼거리가 없다. 그래서 마드리드에서 장기 투숙하는 경우에는 인근에 위치한 “세고비아” 나 “톨레도” 를 같이 방문하는 일정을 짜는 경우가 많다.

마드리드 → 톨레도

마드리드에서 묵다가 급조해서 톨레도 파라도르(Parador, 국영 숙소) 를 예약하고 톨레도에서 1박을 하게 되었다. 마드리드 ~ 톨레도 구간은 버스 혹은 기차로 이동 가능한데, 기차역이 톨레도 시내와 조금 떨어져 있어서 버스를 추천한다. 내 경우 사전 예약없이 주말에 톨레도 버스표를 구했음에도 버스 티켓을 구입하는 데 별 어려움이 없었다.

이동수단 소요시간 배차간격 요금
버스 50분 30분 ~ 1시간 €5.43
기차 30분 1시간 ~ 3시간 €10.3 ~ €12.9
버스 타는 곳 : 마드리드 지하철 6호선 Plaza Eliptica 역에서 버스 표지판을 따라가면 매표소가 있음
예매처 : 온라인 예매가 되지만 버스 터미널의 매표소나 키오스크에서도 구매가 가능하다. 혹은 버스를 타면서 기사에게 직접 구매해도 된다.
참고 : 티켓에는 탑승시간과 좌석이 정해져 있지 않아 아무때나 타면 된다. 내 경우 주말 저녁에 버스 출발 5분전에 티켓을 구입해서 탔다. 마드리드 – 톨레도 구간 버스는 배차간격이 짧고 이용객이 많지 않아 만차가 되는 경우가 드물다.
마드리드 ↔ 바르셀로나
나는 마드리드 ~ 바르셀로나 이동은 렌페를 이용했다. 마드리드 ~ 바르셀로나 왕복 버스 교통정보는 참고삼아 적어둔다.
기차 타는 곳 : 마드리드 지하철 1호선 Atocha Renfe 역에 내려서 역 안에 연결된 Renfe 승강장으로 찾아간다.
버스 타는 곳 : Avda. America역 (마드리드 북부 터미널)
바르셀로나 외에 부르고스, 빌바오, 산 세바스티안 등의 도시로 이동하는 경우에는 보통은 Avenida. America (아베니다 데 아메리카) 버스 터미널에서 버스를 탄다. Avda. America 역은 지하철 4호선, 6호선, 7호선 및 9호선이 지나간다.
이동수단 소요시간 배차간격 요금
버스(ALSA) 7시간 ~ 8시간 30분 ~ 1시간 €10 ~ €60
기차(Renfe) 2시간 30분 ~ 3시간 30분 ~ 1시간 €30 ~ €150
2. 바르셀로나

– 스페인 제 2의 도시이며 볼거리가 많아 마드리드보다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더 좋은 곳.
지중해 연안에 위치해 있어 기후가 온화하다. 천재건축가 가우디의 건축물을 둘러보는 “가우디 투어” 는 바르셀로나에서 가장 인기있는 프로그램 중 하나이다.
1992년 올림픽 개최 도시이기도 하고 최근에는 카탈루냐 분리 운동으로 시끄럽다. 폭탄 테러와 시위사태 이후로 관광객이 약 10% 감소했다고 한다. 하지만 바르셀로나에 있는 동안 치안의 위협은 전혀 느끼지 못했다. 오히려 관광객이 다소 줄어서 여행 다니기에 쾌적한 느낌이었다.

바르셀로나 ↔ 마드리드

저가항공, 버스, 기차(렌페) 등을 이용할 수 있다. 나는 렌페로 이동했다.

이동수단 소요시간 배차간격 요금
버스(ALSA) 7시간 ~ 8시간 30분 ~ 1시간 €10 ~ €60
기차(Renfe) 2시간 30분 ~ 3시간 30분 ~ 1시간 €30 ~ €150
기차 타는 곳 : 바르셀로나 지하철 산츠(Sants) 역 렌페 터미널
예매처 : 온라인 예매를 하거나 터미널 매표소에서 구매가 가능하다. 렌페는 미리 구입하지 않으면 원하는 시간 좌석이 없거나 비싼 좌석만 남는 경우가 있으므로 미리 구입하는 것이 좋다.
버스 타는 곳: 바르셀로나 북부 버스터미널(Barcelona Nord Bus Station, 홈페이지)
3. 세빌야
세빌야 → 바르셀로나

세빌야는 플라멩고의 발생지이고, 이슬람 문화를 진하게 느낄 수 있는 도시였다. 세빌야 대성당에는 콜롬버스의 묘지가 있고, 스페인 광장은 김태희가 플라멩코를 추면서 CF 를 찍던 곳이다.
스페인 일주를 하다보면 장거리 코스가 하나정도 끼게 되는데, 대개 남부 안달루시아에서 마드리드 혹은 바르셀로나로 이동하는 경우다. 시간 절약을 위해 세빌야 공항에서 바르셀로나로 가는 저가 항공을 탔다. 세빌야 공항은 생각보다 규모가 꽤 컸고 국내편 항공 연결이 잘 되어 있는 편이었다. 흥미로운 것은 저가 항공이 버스나 기차보다 더 싼 경우가 많았다는 것이다.

4. 그라나다

알 함브라로 유명한 그라나다는 이베리아 남부를 지배했던 나스리 왕조의 수도였다. 이 곳에서 아라비안 나이트에서나 나옴직한 궁전과 고건축물들을 만나볼 수 있다. 스페인 남부를 안달루시아라고 부르는데, 이 지역은 론다, 말라가 등 매력적인 소도시들이 이곳 저곳에 흩어져 있기 때문에 렌터카를 빌려서 여행하는 경우가 많은 듯 하다. 시간 대비로 따져보면 분명 이게 효율적이다.

그라나다 ↔ 세빌야

그라나다에서 투어를 마치고 세빌야로 이동할 때는 ALSA 버스를 탔다. 사실상 이 구간의 이동은 버스가 대세이다. 그라나다의 버스 터미널에서 세빌야까지 가는 ALSA 버스를 타면 3시간 30분 정도 걸려서 세빌야에 도착한다. 그라나다 시내에서 버스 터미널까지는 택시를 탔는데 10 유로 남짓 나왔다.

이동수단 소요시간 배차간격 요금
버스(ALSA) 3시간 ~ 3시간 30분 1시간 ~ 2시간 €5 ~ €25
기차(Renfe) 2시간 30분 ~ 3시간 30분 ~ 1시간 €30 ~ €150
타는 곳 : 그라나다 버스 터미널. 그라나다에는 버스 터미널이 한 곳 뿐이니 헷갈릴 염려가 없다.
예매처 : 아래 ALSA 홈페이지에서 온라인 예매를 하거나 버스 터미널에서 구매하면 된다.
글을 마치면서
 스페인은 대중교통이 상당히 잘 발달되어 있다. 도시간 이동시에는 다양한 교통수단이 있으니 Alsa, Renfe, 저가항공들의 시간과 가격을 비교해 보면서 본인에게 최적의 루트를 짜 볼 것을 추천한다. 여행을 준비하면서 이렇게 직접 이동 루트를 짜보는 것부터 여행의 시작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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